미계약 상황 몰린 파주 ‘힐스테이트 더운정’ 수요 살아날까
초고층·역세권 등 지역 랜드마크 입지로 분양 전부터 주목
국방부 고도제한·고분양가에 논란…후속 분양에 관심 집중
‘예상밖 VS 예상대로’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야심 차게 선보인 ‘힐스테이트 더 운정’(이하 더운정)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미계약 물량 상황에 몰렸다.
더운정은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로서, 운정신도시 핵심 입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파주시 와동동 중심상업용지에 아파트 744세대와 오피스텔 2669실 등 총 3413세대 규모로 들어선다. 여기에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 파워를 더해 관심이 집중됐다.
분양 결과 지역 최고 49층·초역세권·스타필드 입점 등으로 파주 랜드마크를 내세우면서 최고 57.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치열한 경쟁률을 보인 만큼 순조롭게 완판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한 정당계약에서 완판에 실패했다. 예상외로 계약 포기 세대가 다수 나왔다.
이유는 우선 국방부에서 더운정의 전체 높이(최고 194m)가 방공망을 가려 방어 작전이 어렵다는 이유로 파주시를 상대로 제소해 승소하면서 공사가 중단된 것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시행사에서 지난해 국방부에 질의했을 당시 ‘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회신을 보내 사업승인을 내줬다”며, “더구나 운정신도시는 지난 2008년에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이기에 국방부에서 강제할 법적 근거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의정부지법에서 국방부의 더운정에 대한 효력정지 신청을 기각해 다시 분양 일정이 재개됐다. 하지만 이미 계약자 다수가 빠져나간 상태가 됐다.
국방부 제소로 가슴앓이를 한 상태에서 고분양가에 따른 부담도 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더운정 전용 84㎡의 경우 옵션 등을 포함한 실분양가가 9억 5000만원에 육박하면서 많은 수요자들이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분양 관계자들은 ‘똘똘한 한 채’를 내세우며 다시 수요자에 손짓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회복되려면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편에서는 ‘예상밖’이라는 반응이며, 다른 한 편에서는 ‘예상대로’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는 시행사와 수요자 각각의 예상이 달랐던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다소 복잡하다.
먼저, 언급한 대로 고분양가 논란이 있다. 더운정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면 오피스텔 분양가에 각종 유상옵션·취득세 등을 더하면 최종 비용은 10억원 가량 된다.
이는 파주 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에 최근 공급된 주거형 오피스텔 가운데 가장 최고가 수준이다. 국제도시로 주목받는 인천 송도신도시의 동일 여건(최고 층수·전용면적·입지 등)과 비교해도 더운정 가격이 더 높다.
이에 최근 들어 시행사에서 미분양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당초 ‘중도금 60% 중 50% 무이자·10% 자납’ 조건을 ‘중도금 60% 무이자’로 변경해 수요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더운정은 미계약 물량 해소를 통한 완판이 돼도 아파트 분양이 남아 있다. 국방부 문제가 해결돼 아파트 분양은 어려움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분양가 결정에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파주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 초기 분양가를 보니 논란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면서 “분양 관계자들이 이런 부분을 감안해 향후 더운정 아파트 분양을 잘하면 만회할 수도 있겠으나 이래저래 고민은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여하튼 더운정 진행 과정을 보면 여러 점이 얽히고 설켜 있다. 만약 분양이 처음부터 국방부의 제동 없이 진행됐다면 운정신도시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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